미국 중앙은행이 23.9.20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23.7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다가 두 달 만에 다시 인상 행보를 멈췄습니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리고 시장 예상보다 오랜 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자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습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1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채권금리는 급등했습니다.
연내 추가 인상 시사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를 열어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Fed는 또 점도표(금리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연 5.6%로 예상했습니다. 지난 6월 5.6%로 잡은 전망치 그대로입니다.
내년 말 금리 인상 치는 연 4.6%에서 연 5.1%로 올렸다. '내년에 기준금리를 네 번가량 내릴 수 있다.'는 전망에서 '두 번 정도 인하 할 수 있다.' 쪽으로 선회한 것입니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지난 6월 4.1%로 예상했다가 이번에 3.8%로 낮췄습니다. 같은 기간 내년 실업률은 4.5%에서 4.1%로 내렸습니다.
근원물가 전망치는 소폭 내렸습니다. 6월 FOMC때 올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이 3.9%로 전망했지만 이번엔 3.7%로 내렸습니다. 다만 올해 헤드라인 PCE 상승률 전망치는 3.2%에서 3.3%로 높였습니다.
전체적으로 Fed는 미국경제와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인플레가 빨리 잡히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가 단기간 내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고 고금리를 좀 더 오래 유지하고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기존보다 늦췄습니다.
제롬파월 Fed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인플레가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떨어지기에는 갈길이 멀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파월의장은 연착륙의 대한 생각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는 '연착륙이 기본 시나리오인가'라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며 '이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연착륙 가능성은 여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다만 '연착륙은 우리의 주요한 목표임은 분명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유가상승에 대해선 '소비자 심리와 기대 인플레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며 '유가상승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플레가 장기간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미국 경제가 강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파월 의장은 장기 중립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2026년까지 4년 연속 금리 전망치가 장기 중립금리보다 높은데 중립금리가 더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냐'는 물음에 '중립금리가 상승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립금리가 Fed의 경제전망에 나오는 장기금리보다 높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Fed는 이번에 2025년까지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모두 올렸지만 장기 중립금리를 이번에도 연 2.5%로 유지했습니다. 2026년의 금리 예상치도 2.9%로 중립금리(2.5%) 보다 높습니다.
채권시장은 증시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했습니다. 이날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연 5.19%까지 올랐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채 2년물 금리가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경기침체 여부를 반영하는 10년물 국채금리도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연 4.4%까지 올랐습니다.
금리선물 시장에선 Fed가 12월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점쳤습니다.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능성은 28%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29%와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대신 12월 회의까지 0.25% 포인트 추가 인상할 확률은 40%가량으로 전날의 35% 수준에서 소폭 상승했습니다.
데이비드 러셀 트레이드스테이션 글로벌 전략 총괄은 '지난 FOMC 이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여 이번에 Fed가 매파적으로 나왔다.'며 '특히 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미국 완성차 회사들의 파업으로 자동차값도 오를 수 있는 상황이어서 비둘기파적 입장을 취할 유인이 전혀 없었다.'라고 평가했습니다.